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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없이 몸싸움에 기대는 민주당부실한 4대강 사업과 여당의 어설픈 성동격서(聲東擊西)에 헛발질만 해대는 전략으로는ㆍㆍㆍ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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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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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철 / 재미언론인, 본지 편집위원 ]


4대강, 세종시, 한명숙 전 총리 검찰 소환 등 온갖 정치 현안들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쟁의 전선이 너무 넓게 펼쳐있기 때문인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공격의 목표조차 제대로 조준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그토록 목청을 높여가며 반대를 해오던 ‘4대강 사업’ 문제만 해도 그렇다. 우선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칼자루를 뒤고 있는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칼자루를 쥐고도 두부조차 자르지 못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낙연 의원을 향해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며 칭찬일색이다. 야유인지 칭찬인지 헷갈리기는 하지만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존경스러운 이낙연 위원장이라는 표현을 쓸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된 4,066억 원이라는 예산을 별다른 잡음 없이 무사히 통과시켜주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당황하는 쪽은 민주당이다.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 정세균 대표의 반응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이낙연 의원의 해명을 들어보면 그것도 아닌 듯싶다. 오히려 이번 사태는 여ㆍ야가 함께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을 농수산위원회에서 펼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당에 걱정을 끼친 것은 사과를 드리지만 농수산위 예산안 처리는 이강래 원내 대표와 상의를 하여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 의원의 해명이니 말이다.

원내 대표와 상의 하에 벌인 일을 당 대표가 몰랐을 리가 없을 것이다. 만약 당 대표도 모르게 원내 대표가 여당 측과 합의를 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오합지졸(烏合之卒) 임에는 틀림없다. 여하튼 그동안 싸움질로만 일관해오던 한국 정치판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그나마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변화가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의장석 점거라는 한국 정치판 특유의 고질병이 또다시 도지고 있으니 말이다. 신년도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심의하기에 앞서 국회 계수조정소위의 심의를 통과하여야 하는데 민주당의 단상 점거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민주당은 계수조정소위 심의에 앞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제시한 대통령을 포함한 여. 야 대표 3자회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4대강 정비 사업’과 관련해 대통령의 답변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의장석을 점거할 만한 명분을 찾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이다.

우선 ‘4대강 사업’ 이야기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실사를 포함해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살펴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만약 불필요한 예산이 ‘4대강 사업’에 포함되어 있다면 근거를 제시하고 여당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여당이 숫자만 믿고 밀어붙인다면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별로 손해를 보는 장사도 아니다. 차기 선거에서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테니 말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민들을 향해 4대강과 관련해 정책적 대안은 물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자료를 제시한 바가 별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무얼 얻어내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혹시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자신들의 역할이 대안 제시를 통한 국정 견제보다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더 쉽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사실 현재 민주당의 문제는 의원숫자보다는 전략 부재에 있다는 생각이다. 설령 대통령을 포함한 3자회담이 성사되었다고 해도, 임기 중 최대 역점사업으로 생각하는 4대강 문제를 두고 MB가 한 치라도 양보할까 싶다. 여하튼 여당이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는 성동격서(聲東擊西)식 전략으로 한편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으로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4대강 사업’을 야간공사까지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닌가 싶다.

우선 입으로는 세종시 수정안을 외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무런 준비도 없는 것이 세종시 문제이다. 금년 안에 국민 앞에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금년도 며칠 안 남지 않은 지금까지 아무런 청사진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 총리를 비롯한 정부의 관계자들이 빈손으로 현지를 찾아가며 충청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행태를 보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새해에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한다고 해도 이미 국론이 양분된 상태이니 결국 세종시와 관련된 사업은 차기 정권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MB의 입장에서는 4대강 만큼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한 치도 양보할 수가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공사를 위한 업자 선정도 마친 상태이다. 더구나 MB로서는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무언가 가시적인 업적을 남겨야한다는 생각일 것이다.

4대강 사업의 완성을 위해서는 세종시와 같은 굵직한 문제로 정쟁을 유발시켜 야당과 국민들의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계산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럼에도 세종시 문제에 대한 이슈까지도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선점을 당했다. 발 빠른 ‘원안+알파(α)’ 주장 때문이다. 너무 빠른 대응이 혹시 또 다른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여하튼 민주당은 세종시 문제를 두고도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이슈를 선점당하는 바람에 정치판에서 지붕위의 닭을 쳐다보는 개 신세가 된 셈이다. 친노계의 분가 선언 그리고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두 정씨 세력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라는 내홍도 민주당의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전략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판국이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의장석 점거라는 구시대적 발상인 몸싸움에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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