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 부터 5만 달러를 받았다는 협의로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은 한명숙 총리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노무현재단’에서 두 번째 기회회견을 가졌다.

조선일보의 의혹 보도로 시작돼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계속 일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가운데, 11일 검찰 소환통보를 받은 한명숙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의 불법행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한 전 총리는 “검찰이 11일 소환을 포함해 각종 혐의 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며 “검찰이 그동안 했던 피의사실공표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지속적으로 언론 플레이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진실을 밝히는데 한 점 주저함이 없다”며 “검찰이 불법적인 수사방식과 절차로 수사하지 말고, 명백한 근거를 바탕으로 모든 증거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어중간한 진실은 없다”며 “진실이 아닌 일에 대해서는 한 점 양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 비치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저희 모든 인생을 걸고 수사기관의 불법행위와 공작정치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로 검찰과 일부 언론을 상대로 한 싸움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이명박정권ㆍ검찰ㆍ수구언론의 정치공작분쇄 및 정치검찰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1일 오전 서울 합정동에 있는 노무현재단에서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공대위는 이해찬 전 총리의 명으로 검찰에 대해 ‘피의사실공표죄’,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죄’ 등 민ㆍ형사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뒤 열린 공대위 전체회의에는 이해찬 전 총리, 이병완 실장, 이재정ㆍ유시민 전 장관, 민주당 송영길ㆍ안희정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시민행동 이창복 대표 등이 자리를 같이 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이번 사건을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알리는 상징적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검찰의 수사를 많이 받아봤지만 다 무죄로 끝나 국가보상금만 수천만 원을 받게 되었다”전하고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35년이 걸렸다”고 검찰의 행태를 비난했다.

또 이 전 총리는 한명숙 전 총리의 소환 불응에 대해 “사람을 옭아 넣는 기술자들에게 이제는 순순히 당하지 않겠다”며 이번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정면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국민들이 의아스럽게 생각하더라도 당당한 절차를 통해 싸우겠다”고 밝히고 “검찰은 정말 단서가 있다면 정당하고 당당하게 영장을 가져오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15일 규탄대회를 열고, 이후에도 검찰이 정신을 못 차릴 경우 검찰청이나 광화문 앞에서 가마니를 깔고 드러눕는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떻게 이런 짓이 일어날 수 있냐, 이게 정말 뭐하는 짓들이냐, 정말 화가 나서 용납할 수 없다”며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서도 싸웠던 것처럼 다시 원점부터 비상한 각오로 싸울 것임을 결의하기도 했다.

유시민 전 장관도 “지금 검찰조직이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현장과 또 대한민국이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누구도 제어하거나 바라볼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봤다”며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난 정부의 후임자들과 지난 10년의 민주정부를 세웠던 세력을 말살하기 위해 먼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에 몰아넣고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한명숙 전 총리를 똑같은 올가미로 옭아매기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의 반대가 높아지고 이명박 대통령에 반대해서 국가를 바로 세우려는 세력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내년 지방서거에서 투표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예견됐기 때문에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정치적으로 죽이기 위해 벌이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한국의 기업인들은 여러 약점이 있기 때문에 취약하다”면서 “(검찰이) 다른 것을 봐주겠다고 해서 중간에 진술을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