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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서승 교수는 반한인물(反韓人物)인가일본의 한국학을 일구는 '리츠메이칸대학 코리아센터'와 서승 교수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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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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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에 소개된 월간조선 12월호 ‘국제교류재단, 일본에 있는 반한단체 연구비 지원’기사와 관련하여 우리 세계한인신문은 기사내용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 월간조선이 반한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코리아연구센터와 그 센터를 주도하고 있는 서승 교수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그를 접해 온 한성대 교양학부 김귀옥 교수를 통해 월간조선의 보도를 짚어 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월간조선 관련기사 보기 〓 》클릭


[ 김귀옥 한성대 교양학부 교수 ]


   
▲ 김귀옥 한성대 교수
지난 2006년 7월  일본 교토의 유명 사학인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의 코리아연구센터가 주최한 ‘한일 법치주의의 현 단계와 소수자 보호’라는 주제의 특별 공개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참석한 적이 있다.

그 기간동안 일본 방문에서는 한류열풍의 기운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까움보다는 ‘한류열풍이 거셌을 때, 일본 내에 한국 역사와 문화를 재인식시키기 위하여 어떤 인프라를 구축하여 두었는가’ 하는 반성이 앞섰다.

한류열풍이라 하여 일부 한류 스타를 만드는데 성공했고, 일본의 아줌마부대들을 잠시 몰고 다니기는 했지만, 한류열풍을 통해 일본 내 왜곡된 한국 역사와 문화를 바로잡거나 올바른 한일관계를 정립하며 한국학을 발전시키는 데에는 얼마나 기여했는가?

그런 중에 2005년도 말 교토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에 설립된 ‘코리아연구센터’는 한국학 부재의 일본 사회에 서서히 학술계 새로운 한류열풍을 불어넣고 있다. 그런데 이 코리아연구센터는 리츠메이칸대학 법학부의 서승 교수가 없었다면 출현하기 힘들었고,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설립되었더라도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지 모른다.

내 삶 속의 영웅들

그렇다면 서승 교수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나의 청년 시절 몇 안 되는 영웅 중 한 사람이었다. 돌아보면 굴곡진 한국 현대사는 참으로 많은 영웅들을 만들어 왔다. 우리는 특정한 영웅을 보며 나의 미래를 꿈꾸고 삶의 동력을 찾곤 한다. 어린 시절 멋진 영웅은 지루한 일상적인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미래를 밝혀줌으로써 현재를 인내하게 한다.

그 영웅은 위인전, 전기문 등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독서 지도에서 반드시 위인전, 전기문 등을 집어넣어주었다. 그런데 간혹은 이러한 책들을 잘못 읽으면, 영웅과의 일체화 과정을 통해 현실과 거리가 먼 채 과잉 사회화가 되어 신세를 망칠 수도 있다.

과거의 영웅과 달리 오늘날의 영웅은 책을 통해 전해지기 보다는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 소위 ‘뜬다.’ 그리고 과거의 영웅은 주로 정치인, 장군, 사회봉사자, 과학자나 발명왕, 수퍼맨 등처럼 세상을 구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현대의 영웅은 월드컵의 영웅들, 이승엽이나 하인즈 워드, 박세리, 미셀 위와 같은 스포츠 영웅들, 대중매체를 통한 대중 담론을 주도하는 개그맨, 탤런트, 탤런트 반열에 드는 유명 방송인들, 인터넷 상의 각종 ‘대박’ 몰이꾼들이 아닐까 싶다.

내게도 연령대에 따라서 스쳐 지나가는 각종의 영웅들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5,000년 역사를 통 털어 ‘류관순 열사’를 제외하고 여성 중에는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었던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청년 시절, 여성 선배로서 나에게 미래를 제시하고 모범이 되어준 구체적 인생의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재일조선인 서승은 누구인가

   
아무튼 청년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영웅 중 한 명은 참으로 특이한 존재였고, 양심이 무엇인지, 인간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만든 사람이었다. 그저 어느 시사 잡지에서 그에 관한 글을 읽었을 뿐이었지만, 실감나게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은 유학생으로서 사회학 대학원의 선배라고 하고, 학과 교수와 친구라는 사실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와 관련된 기사를 읽으며,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모습에 인간으로서, 지식인으로서 경외심을 갖게 되었고, 뜨거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아가 그가 학과 선배라는 사실에 놀랐으나,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그는 재일한인으로서 조국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왔으나, 그에게 돌아간 것은 ‘간첩’이었다. 박정희와 김대중 두 후보의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던 1971년 봄, 김대중 씨의 측근이었던 김상현 씨와 친했던 그는 동생과 함께 ‘유학생간첩단사건’의 주범으로 연행돼 고문 수사를 받게 되었다.

고문을 받던 중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기름화로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전신 화상을 입고 생사의 기로에 섰으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살아남았고, 교도소 수감 중에도 온갖 회유와 협박에 굴하지 않고 19년만인 1990년에야 석방되었다.

그해 어느 날, 스승의 날이었던 5월 15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교에 가니 마치 책에서 걸어 나온 듯, 역사에서 걸어 나온 듯한 사람이 학과 지도 교수의 연구실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유학생간첩단사건의 그 사람인 서승이었다. 그때로부터 나의 학문과 인생에 영향력을 끼친 선배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1990년대 전반기 그는 미국 유학생활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데는 별로 성공하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그는 세계 유수한 석학들, 영재들과 교분을 나누며 40대 나이에 20대처럼 살았다. 1998년, 50살이 훌쩍 넘어서야 석사학위도 없던 그가 ‘옥중 19년’(역사비평사, 1999)을 학위논문으로 인정받아 리츠메이칸대학 법학부 교수로 전격 임용되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그는 제2의 인생기를 맞아, 절정을 모른 채 질주하며 동북아 인권과 평화의 담론을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코리아연구센터의 현황과 과제

코리아연구센터는 리츠메이칸대학 국제지역연구소 산하 연구기관으로 출발하였다. 센터장은 서승 교수이고, 사무장 이하 사무국 직원, 전임연구원, 9명의 연구위원과 자문위원, 객원연구원, 외국인객원연구원 등 일개 연구센터로서 비교적 큰 규모이다. 대학 자체 경비와 함께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일본 문부성의 지원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은 코리아연구센터가 하고 있는 일은 어마어마했다. 저명인사 초청 시민 무료 공개강좌, 한국 및 동아시아 주제 특별국제심포지엄, 한일공동연구회, 학술월례발표회, 현대한국연구 소장학자 지원, 한국문화페스티벌, 한국영화페스티벌, 차세대워크숍, 한일NGO교류세미나, 한국학 관련 출판사업 등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한국의 영화배우 문소리 씨도 영화페스티벌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였다.

이제 지난 수년여 간의 한류열풍에 대한 냉철한 성찰이 필요하다. 일찍 날아온 한 제비가 여름을 가져다주지는 않을지라도 머지않아 여름이 오리라는 징조인지도 모른다. 문화적 한류열풍의 격풍은 꺼질지 몰라도, 이제 진정한 의미에서 준비하는 주체적 한류열풍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연구와 지식적 토대가 갖춰지지 않은 문화적 현상은 거품처럼 꺼지기 쉬운 법이다. 늦었지만 준비하는 한류문화를 재정립해 나가야 한다. 원래 지식인은 미네르바의 부엉이처럼 새벽에 날지 않던가.

늦깎이 교수 서승의 한류문화와 한국학의 연구기지 창립을 늦게나마 진심으로 축하하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격려를 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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