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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 대한민국 대사 – 한러 간 상호이해 심화 매우 중요
김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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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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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 모스크바대 정치학박사, 전 모스크바한인회장]

올해 한국과 러시아는 외교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이했다. 러시아에서 장기간 근무하고 러시아를 잘 아는 러시아통이며 유창하게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이석배 주러 대한민국 대사가 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가제타”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러 양국관계를 평가하고 러시아 근무에서 받은 인상을 나누었다. 또한 한국인들이 러시아를 방문하여 좋아하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점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이 러시아인들에 대해 사증면제를 다시 시행할 예상 시기에 대해 설명했다. 인터뷰 내용을 다음에 싣는다.

- 한국과 러시아가 큰 성공을 거둔 양국협력 분야들과 유대관계 발전에서 아직까지 현저한 진전을 거두지 못한 분야들은 무엇인가?

이석배 대사: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수교 이후 지난 30년간 정치, 경제, 인적교류, 문화, 과학기술, 교육 등 전 분야에서 우호 협력관계를 성공적으로 발전시켜왔다.

러시아와 한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하는 중요한 파트너이다. 한러 양국 정부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정신 하에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오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정치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과 함께 교역·투자분야에서도 호혜적 협력을 증진시켜 왔다. 2019년 한-러 양국 간 교역액은 223억불을 상회하였다. 양국이 수교했던 30년 전 양국간 교역액이 2억불이 채 안되던 것에 비교하면 이 액수는 10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기업들의 대러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150여 한국기업들이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제조업과 영농사업, 물류·유통업 등 여러 경제 분야에 진출하여 러시아 기업들과 호혜적인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양국 간 경제협력 수준은 양국 경제의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에 동감할 수밖에 없다.

향후 양국이 러시아는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고 한국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완성품과 부품을 수출하던 식의 이전의 양자 경제협력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그간의 상품 서비스 교역 품목을 더욱 다변화하는 한편, 양국 기업들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을 기반으로 합작기업 설립과 기술협력 등으로 협력의 방식을 개선하고 협력 수준을 심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양국은 혁신 첨단산업·인프라·보건의료 등 미래 산업 공동육성을 목표로 한-러 공동 투자펀드 출범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현재 양국 정부 관계기관이 커다란 의지를 갖고 협의 중인 한러 서비스·투자 FTA가 체결되면 양국 간의 실질적 경제협력이 모든 경제 분야에서 크게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다.

- 30년간 러시아와 한국은 확실히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고 2014년 사증면제협정 시행으로 양국 국민들의 상호방문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반면 서로에 대한 지식의 수준이 충분히 깊지 않고 상투적 고정관념에 기초한 인식에 그치고 있다. 양국과 양국 국민들이 더 가까워지고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이석배 대사: 한국은 동북아 국가 중 유일하게 러시아와 일반여권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한 나라이다. 2014년 1월 1일 사증면제협정이 발효된 이후 양국 간 인적 교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작년에는 상호방문 수가 80만 명에 이르렀다.

질문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양국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의 심화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최근 양국 정부는 몇 가지 중요한 구상을 도입했다. 우선적으로 양국 정상은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0년을 ‘상호 교류의 해’로 지정했다. 양국 정부는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양국의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상호교류의 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360여개의 다양한 행사를 포함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양국 문화부는 2020년과 2021년을 수교 30주년 기념 ‘상호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와 같은 중요한 사업들이 당초 계획대로 개최되지 못한 것이 심히 안타깝다.

이와는 별도로 러시아는 내년에 한국에서 국제적인 문화사업인 러시아 시즌(Russian Seasons)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문화’가 내년도 한국 문화계의 주요 이슈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양국 정부가 ‘상호 교류의 해’ 프로그램을 2021년까지 연장하여 실시키로 합의한 만큼, 내년에는 경제, 문화, 교육, 청소년 교류 등 분야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를 크게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장기간 러시아에 거주했고 러시아 내 여러 지역들을 방문한 탁월한 러시아 전문가로서 러시아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점들과 불쾌감과 당혹감을 느끼는 점들의 몇 가지 예를 말해 달라. 한국 관광객들이 러시아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하기 위해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이 해야 할 것은?

이석배 대사: 한국인들은 한반도 영토의 78배에 달하는 러시아의 광활한 영토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건물 간 간격이 넓고 인도도 넓어 보행자들에게 편리하게 되어 있는 것에 쾌적함을 느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러시아 주요 도시들의 아름다운 건축물에 매료되기도 한다.

이런 광활한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인들은 한국인들보다 더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다수의 한국인들은 러시아인들이 처음에는 좀 무뚝뚝하고 거칠어 보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면 정이 많고, 신의를 잘 지키는 좋은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또한 한국인들은 러시아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사랑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문화유산에 자긍심을 갖고 문화를 일상적인 삶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기고 향유하는 러시아인들의 전통과 삶의 방식을 깊이 존중한다.

다만 러시아어를 모르는 한국 관광객들은 도시의 거리나 박물관, 극장 등에 영어로 된 안내가 적은 점을 불편하게 느낀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푸시킨 박물관과 트레치야코프 미술관에 한국어 음성안내 서비스가 시작된 것을 환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러시아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러시아인들이 종종 길거리에서 아무런 규제없이 흡연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한국의 대도시들은 길거리 흡연 금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길거리에 지정된 특정 흡연구역에서만 흡연이 허용된다. 러시아가 이러한 한국의 경험을 연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가까운 미래에 가장 유망하고 호혜적인 한러 양국협력 분야는 무엇이라 보는가?

이석배 대사: 한국과 러시아는 양국 경제협력의 중요한 근간인 “9개 다리” 협력을 중심으로 가스 산업, 에너지, 철도, 항만, 북극해 항로, 조선, 산업단지, 농업, 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발굴, 실행해오고 있다. 양국 정상이 “9개 다리” 협력 추진에 합의한 지 3년이 경과한 지금,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일례로 양국은 러시아 극동지역에 합작기업을 설립하여 조선소 인프라 현대화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등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생산시설의 러시아 국내 현지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우수한 제조업 분야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상호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혁신도 발전 잠재력이 아주 큰 유망한 협력 분야이다. 러시아는 기초과학·우주·원자력·백신 개발 등 분야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의 상용화 역량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양측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고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농업, 보건의료, 환경 문화·관광 등도 양국 간 유망한 협력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다.

- 북한 문제는 한러 협력에서 항상 중요한 현안이었고 지금이나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북한 관련 문제 전반에서 러시아의 역할과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실행 가능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이석배 대사: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 비확산체제 유지에 책임 있는 당사자로서 북핵 불용의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남북 및 북미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정착 과정을 지지한다. 또한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핵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북한과 모든 급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 노력 및 남북대화를 지지했으며,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금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러시아는 밀 5만 톤을 대북 인도적 지원으로 제공했고, 코로나 진단키트 전달 등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러시아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한-러 간 고위급 협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와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중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남북러 3각 협력의 진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는 향후 주변 여건이 성숙되면 3각 협력 사업의 실행에 착수할 수 있도록 철도, 전력, 에너지 분야에서 공동연구 등 사전준비 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 운송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한러 간 관광객 수가 크게 감소했다. 최근 양국이 모스크바-서울 정기항공노선 운항을 재개했고 러시아 정부는 한국 국민에 대한 비자면제협정 효력을 재개했다. 한국 정부는 언제 러시아 국민들에 대해 비자면제를 재개할 방침인지, 아니면 러시아 국민에 대한 비자면제 재개 계획이 없는지?

이석배 대사: 지난 9월 27일부터 한-러간 국제정기항공이 재개되면서 한국 국민의 러시아입국제한이 해제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러시아 당국이 3월 18일 모든 외국인에 대해 전면적인 러시아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로 인해 6개월 이상 한국 국민들의 러시아 입국이 원천 봉쇄되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에도 한국 정부는 러시아인에 대해 한국 입국을 금지하지 않았다.

현재 한러 사증면제협정의 효력은 일시 정지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 국내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시적인 정지조치이다. 현 단계에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56개 국가와의 사증면제협정이 모두 정지되어 있는 상황이다. 향후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변화하는 향방에 따라 사증면제협정 효력 재개여부가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한다.

- 여론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95% 이상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이처럼 매우 높은 호감을 느끼는 다른 나라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인터뷰를 마치며 러시아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석배 대사: 대한민국 대사로서 러시아국민들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관심이 높은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앞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과 러시아간에 안정적인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 간에 상호 이해가 심화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러시아내의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한국인들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 증대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양국 국민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매우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양국 국민이 얻은 것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을 같이 공동으로 극복하려는 연대의식(solidarity)이 아닌가 한다.

가까운 시일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더욱 빨리 해결되고 역학 상황이 안정되어 양국 국민이 예전처럼 자유롭게 상대국을 방문하여 양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가제타 온라인, 11.02 20:45 KST, 올렉 키리야노프 특파원, 모스크바-서울 발, 이석배 주러시아 대한민국 대사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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