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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에서 모두 소외받는 ‘라이한꿕’ 아이들
배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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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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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코피노들의 이야기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코피노란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필리핀에 사는 어린 아이들이 자신과 엄마를 버리고 떠나버린 한국인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 방송 다큐멘터리와 뉴스 등을 통해 알려졌다. 한 인권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아빠에게 버림받은 코피노들이 약 4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과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한베가정과 그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한꿕(來韓國)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정상적인 가정 안에서 행복한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라이한꿕이 다수지만 앞서 언급한 코피노들처럼 부모 이혼 등의 사유로 베트남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의 재외동포재단은 지난해 김현미 연세대 교수에 의뢰해 '베트남 거주(체류)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 실태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이혼한 베트남 여성이 친정이 있는 베트남으로 데리고 간 한국 자녀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2017년 말 기준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국제결혼 건수 총 9만2천414건, 이 가운데 이혼 건수가 1만8천324건이라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분석했다. 국제결혼의 대부분이 한국 남성과 이혼한 베트남 여성으로, 설문 조사 결과 이혼한 베트남 여성 중 본국으로 돌아간 비율은 87%에 달했다. 대부분 양육비를 받고자 아동의 친권을 유지한 채 동반 귀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일부일 뿐이다.

꼭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경제적 사정과 아이를 돌볼 여건이 안되는 경우에도 아이만 베트남 친정에 보내는 경우도 있다. 한국인 남성이 베트남 현지에서 베트남 여성을 만나 아이를 낳은 후 한국으로 돌아가 연락을 끊어버린 케이스까지 더하면 아버지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라이한꿕 아동의 숫자는 훨씬 클 것이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기도

문제는 이 아동들의 법적인 신분 유지가 곤란하고,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는 점이다. 두 나라에서 모두 소외를 받고 있는 셈이다.

재외동포재단의 이번 보고서는 정확한 관련 자료가 없는 상황을 고려해 이혼한 베트남 여성이 많이 사는 남부 껀터시의 '한베 함께돌봄센터'와 유엔 인권정책센터(코쿤)의 협조를 얻어 한국 아동 어머니거나 한국 아동을 양육하는 100명을 설문조사하고, 그 가운데 31명을 심층 면접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직업이 없거나 직업이 있어도 수입이 적어 75%가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고 답했고,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아동의 평균 연령은 8.5세로, 54.4%는 한국 국적, 23.6%는 이중국적, 19.1%는 베트남 국적, 2.7%는 무국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모른채 자라고 있다. 이들은 법적으로 3∼6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사증 면제 상태(43%) 거나 1∼3년의 임시 거주증을 소지한 상태(26%)이며 단기 가족 방문 비자거나 여권을 보유한 상황이었다. 베트남에 파견된 UN인권정책센터 관계자는 “비자를 연장하는데 드는 비용을 내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불안정한 법적 신분으로 아이들은 한국인으로서 누려야 할 의료보험이나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고 베트남 학교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베트남 외가에 머무는 한국 아동이 한국과 베트남의 가족 연결망에서 사회적 지원을 받고 두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들이 베트남과 한국 사회 모두에서 '외국인'이나 특별한 존재로 구별이나 차별을 받게 된다면 주변부 계급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두 나라 정부가 적절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고, 베트남 여성과 이들의 한국 자녀를 돕는 민간단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인권 전문가들은 한국 아빠들을 상대로한 친권 확인 및 양육권 소송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코피노와 라이한꿕의 양육비 소송을 진행했던 김수정 인권변호사는 “한국 남성들의 잘못으로 4만 명이 넘는 아이들과 그 엄마들이 사회적 편견과 양육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이는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다. 과거 일본의 경우 자피노(일본인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문제가 대두되자 국가가 해결에 나선 예가 있다”고 말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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