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재미 언론인 / 본지 편집위원 ] 


미디어법안이 표결과정에는 문제가 있지만 법안은 유효하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결 내용이다.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판결이 아닌가 싶다.

절차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인정이 된다면 당연히 결과도 무효가 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 판단이다. 특별한 법률적 지식이 없는 민초들도 내릴 수 있는 상식적인 판단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최고의 법률적 지식을 자랑하는 더구나 갓 임용된 초급법원의 판사도 아닌 헌법재판소의 판사들이 절차상에 문제가 있는데 결과는 유효하다는 요상한 판결을 내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아야 한다는 식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과물은 아닌지 궁금스럽다. 법치를 강조하는 MB정권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 재판관들은 법치보다는 정치적 판단을 앞세우고 있으니 안타깝다는 말이다.

또 다른 궁금증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헌법재판소가 왜 이런 식으로 국민의 조롱을 자처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여하튼 헌법재판소를 향한 네티즌들의 조롱은 그야말로 봇물 터진 모습이다.‘때렸지만 폭행죄는 아니다. 훔쳤지만 절도죄는 아니다. 부인은 아니지만 와이프는 맞다.’얼마나 조소가 곁들인 비아냥거림들인가?

경제가 어려워 국민들 사이에서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전이라고는 하지만 헌법재판소까지 나서며 이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야 하는 것일까?

혹시 헌법재판소는 금년도 코미디 대상을 노리고 내린 판결은 아닌지 궁금하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마지막 보루처럼 생각했던 헌법 재판소까지 이지경이고 보면!!!!

정치인들의 말도 안 되는 억지 때문에 국민들이 피곤해 하는 판국인데 이제는 헌법 재판소까지 거들고 있으니 안타깝다는 말이다.

여하튼 10.28 재보선의 결과는 한나라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헌데 결과에 따른 관전평들은 제각각이다. 우선 한나라당의 관계자는 항시 여당에게 불리한 재보선에서 0패를 면하고 그나마 2석이라도 건진 것은 선전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들린다.

민주당의 관계자들은 만세 삼창까지 불러가며 승리를 자축하며 MB 독재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일갈을 하고 있다. 다행히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킨 선거라는 자성의 모습도 보인다.

잘하길 바라는 여론 조사의 결과를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의 선거 불개입 선언 때문에 4.29 재보선에 이어 한나라당이 또다시 참패를 당했다는 관전평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이미 시작부터가 한나라당의 참패가 예견된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50%대에 달하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국정운영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도 모른 채 시작한 선거였으니 말이다.

우선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국정 운영에 따른 결과였을까?
한나라당의 관계자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운찬씨의 총리 임명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또 대표적 사업으로 내세우는 4대강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반대이다. 뿐만 아니라 세종시 문제로 충청권 민심은 MB정권으로부터 등을 돌린 상태이다.

신종 플루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로 민심은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상이다.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고는 있다는 경제지표도 국민들의 체감 지수와는 무관하다. 상황이 이지경인데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한다면 국내 정세와는 상관없는 분명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말이다.

사실 현재 이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일관된 대북 정책 그리고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단호한 방침 때문이다. 계속되는 김정일의 러브 콜에도 불구하고 MB는 의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일부의 좌파들은 안달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DJ 국장에 조문차 방한한 김정일 특사 일행을 대하는 모습 역시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단순한 만남을 위한 정상회담은 단호히 거부하고 정상 회담의 장소는 더 이상 평양은 곤란하다는 주장은 또 어떤가?

현재 MB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10년 좌파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에 대한 반사 이익 그리고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처방법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권의 관계자들은 국민들의 지지가 오락가락하는 국정운영에 있는 줄 착각했으니!!!

착각이 지역 주민이 원하는 후보가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자를 공천하는 결과로 나타났으니 ‘참패’는 당연지사가 아닐지?
그래도 0패를 면한 이유는 선거 불개입을 선언한 박근혜 전 대표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당 대표를 지내고 차기 국회의장을 꿈꾸는 거물 정치인이 무명 정치인을 상대로 힘겹게 신승한 이유 역시 박 전 대표의 선거 불개입 선언 때문이니 말이다. 지난 4.29 재보선 당시처럼 한나라당의 텃밭인 강릉과 양산 두 지역에서 박근혜계가 후보자를 내세웠다면!!!

여하튼 이번 선거의 유일한 승자를 언론에서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로 지목하고 있다. 문제는 손학규 전 지사의 승리가 갖고 있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현재 차기 대권주자로는 박근혜 전 대표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주중이다.

만약 손학규 전 지사가 민주당의 대권 후보로 확정되어 박근혜 전대표의 대항마로 싸움이 전개된다면 결과는 예측 불허이다. 집권 5년으로 만족하겠다는 것이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생각이 아니라면 입으로만 외치는 소통보다 중요한 것이 민심의 소재 파악이 아닐지.

헌데 헌법재판소까지 엉뚱한 짓거리로 국민들을 웃길 궁리나 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