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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현 학교를 다녀와서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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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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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최근에 고국을 방문하고 돌아 왔다. 한 열흘 정도의 기간이었는데 내가 교육위원으로 있는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지역 담당 교육감과 교장 각 한 명과 함께 했다. 나는 지난 몇 해 동안 매년 한 번씩 휴가 대신 고국을 미국인 교육자들과 다녀왔다.

한국에 처음 가 보는 미국인 교육자들을 안내하는 게 때로는 힘겹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나의 고국을 소개하면서 다른 문화와 교육 체제를 접해 보게 하는 게 그들의 교육자로서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해 왔다.

이번 고국 방문 때 부산에도 다녀왔다. 부산 방문의 주 목적은 영재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강의도 하고 패널 토의에도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런 강의와 패널 토의 이상 의미가 있었던 것은 ‘장대현 학교’를 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장대현 학교는 영호남 지역에서 유일한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학교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이 학교를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아주 우연이었다. 한국 방문을 준비하고 있던 중 어느 미국인으로부터 이메일을 하나 받았다. 자신이 탈북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중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학생들 몇 명과 내년 초에 미국을 방문한다고 했다.

그 때 워싱턴 지역에도 갈 텐데 학생들을 만나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그 학생들에게 미국의 여러 모습을 소개해면서 공직 생활을 하는 한국계 미국인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식사도 한 끼 사 줄 수 있겠느냐는 문의였다. 물론 당연히 서로 스케줄만 맞는다면 가능하다고 답장했다.

그렇게 답장을 보내고 나서 이메일 보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그의 이메일에 적혀져 있던 소속 단체를 중심으로 해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렇게 해서 그가 은퇴한 목사이며 장대현 학교에서 부인과 함께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그 학교가 부산에 위치하고 있음도 파악하게 되었다. 이에 내가 부산에 들르게 된다고 알렸다.

그러자 바로 반갑게 부산에서 만나 볼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있었다. 내가 강의와 패널 토의로 스케줄이 빠듯하지만 점심시간을 전후 해 3시간 정도 여유가 있는데 그 때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점심을 간단하게 ‘돼지 국밥’으로 사겠다는 거절할 수 없는 파격적인(?) 제의가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부산의 명물인 돼지 국밥을 꼭 한 번 먹어 보고 싶었는데 미국인 목사 초청으로 미국인 교육자들과 처음 경험해 본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그 미국인 목사가 단골로 찾아 간다는 식당으로 우리는 안내되었다. 식당 주인이 그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또한 백인 목사가 나를 포함한 3명의 부산 방문객들에게 돼지 국밥이 무엇이고 어떻게 먹는지 소개하는 게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미국인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오래 살았다고 했다. 자녀들이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학교도 다니고 말이다. 장대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모두 자원 봉사자 자격으로 하는 것이며 부산의 한 교회에서 영어 목회 담당 목사로도 일하고 있다고 했다.

남녀 공학인 장대현 학교에서는 현재 19명이 공부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북한과 전혀 상관없는 남한 출신 학생도 있다고 했다. 그 학생은 탈북 학생들의 한국 정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학교는 어느 독지가가 기부한 건물을 개조해서 기숙사까지 포함한 4층짜리 단독 건물 안에 위치했다. 건물의 규모는 크지 않았다. 그리고 교실과 부대시설도 결코 화려하다고 볼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19명 학생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해 44명의 어른들이 힘 쓴다는 얘기를 듣고 학생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이번 고국 방문에서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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