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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아도 자 알 사는 나라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2)
코리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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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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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 / 칼럼니스트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노르딕 국가들이 국민 행복지수 조사에서 왜 세계 10위권 안에 항상 포함되는지 호기심을 가질만하다. 이들 나라들은 지구상의 변방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 500만 내외(단 스웨덴은 970만, 아이슬란드는 330만)의 약소국가이고 한대지방에 위치한 국가이다. 국민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제일 행복한 삶을 사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 행복지수는 1인당 GDP, 고용/소득 격차, 사회적인 포용성,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는 기대 연령, 삶을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 정치/경제적 청렴도 등을 고려하여 평가하는데 이들 외에 행복감에 반영되는 다른 요소들이 포함된다고 보는 관점도 눈 여겨 볼만하다.

‘못 산다’ ‘잘 산다’는 개념은 흔히 재산이 많아 부유하게 사는 가 빈곤하게 고생하며 사는 가의 척도로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런데 부유한 사람이 반드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아니며 경제적으로 좀 부족한 것 같아도 나름대로 자기 기준을 정해 놓고 인생을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자 알 사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면 노르딕 국가들이 국민 소득으로 볼 때 그렇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왜 행복한 나라로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2018년도 UN에서 작성한 ‘The World Happiness Report’에 의하면 1위 핀란드, 2위 노르웨이, 3위 덴마크, 4위 아이슬란드, 9위 스웨덴으로 발표되고 있다. 부유하지도, 세계 경제 시장의 주요 국가도 아닌 나라들이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들을 가지고 있을까?

물론 이들 나라들이 복지가 좋고, 사회적 지원이 많아 국민들은 많은 세금을 내면서도 그 많은 세금이 본인의 삶의 질을 더 높여 준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층 국민들의 저변에 깔려 있는 삶의 철학 같은 것이 건전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은 노르딕 국가들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행동 지침으로 평범함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나 개인적으로 야심을 품는 행동을 부적절하게 보는 사회규범이다. 덴마크 계 노르웨이 작가인 악셀 산데모세(Aksel Sandemose)r가 풍자소설 ‘도망자’에서 묘사한 얀테의 법칙에서 유래한 이 법칙은 덴마크나 노르웨이인들의 정신세계에 수세기 동안 박혀있는 규범이다. 개인주의의 사적인 성공에 몰두하기 보다는 집단과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태도와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을 일제히 비판하는 태도를 명시한 것이다. 이 법칙을 열거하면

1. 자기만이 특별하다고 여기지 말라.
2. 우리만큼 잘한다고 여기지 말라.
3. 우리보다 똑똑하다고 여기지 말라.
4. 우리보다 낫다고 여기지 말라.
5. 우리보다 많이 안다고 여기지 말라.
6. 우리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기지 말라.
7. 모든 것에 능하다고 여기지 말라.
8. 우리를 비웃지 말라.
9. 누군가 당신에게 신경 쓴다고 여기지 말라.
10.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다고 여기지 말라.
11. 우리가 당신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1인당 국민 소득이 44,600 달러인 뉴질랜드는 소득 순위는 20위이지만 행복순위는 8위이다. 반면 소득이 32,800 달러로 29위 수준인 한국의 행복 수준은 57위이다. 국민 소득이 15,000 달러인 칠레와 12,000 달러인 러시아와 비슷한 행복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이 높은 경제 규모와 IT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거기에 못 미치고 있음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성공 또는 돈이 많아야 행복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한국인은 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 국민들이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행복지수가 떨어지고 있다고 본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남이 가지고 있는 것 때문에 내가 불행해지고, 자기가 못 가진 것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라 남이 가지고 있는 것 때문에 내가 불행해지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근로제도(유급 휴가 등), 대학 학자금 부담, 의료비 부담 등의 면에서 노르딕 국가들과 비슷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다른 복지 정책도 비슷하다. 그래서 행복한 나라로 항상 10위 안에 들어가고 있다. 또한 국민들의 의식 수준도 행복 선진국답게 형성 되어 있다. 만일 기후 요소를 삶의 질 평가에 반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뉴질랜드, 특히 오클랜드는 연중 기온 차가 겨울 평균 12도에서 여름 평균 28도 정도로 대부분의 식물들이 얼어 죽지 않고 겨울을 지낼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에어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만일 기후 요소를 삶의 질에 반영한다면 단연 세계 제1의 행복한 나라로 평가 받을 만하다. 만일 노르딕국가들의 국민들을 자기들 나라들과 똑 같은 제도를 적용하고 뉴질랜드의 환경과 기후 조건에서 살아보게 한다면 행복지수가 훨씬 더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사실 그들 환경은 겨울철 동결 문제로 국민들이 심한 불편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영유하고 싶지만 개인의 의지로만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시스템, 자연적인 조건 등이 조화를 이루어야겠지만 행복은 결국 자기 마음 안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건전한 가치관을 가지고 쓸모없는 욕망을 자제할 줄 알며,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면 결국 행복한 사회로 길이 열리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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